불붙는 가상자산 규제… 'FTX 사태' 재발방지책 '고개'

[머니S리포트-FTX發 코인런 우려… 한국은 괜찮나] ③거래소 전수조사부터 법안 마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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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으로 시작된 유동성 위기의 파고가 가상자산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은 폭락하고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을 휘청이게 했다. 국내에선 게임회사가 발행한 코인 가격이 흔들렸지만 업비트·빗썸 등 5대 대표 거래소는 외풍에 휘둘리지는 않았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관련 규제를 도입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금융당국은 자체 발행 코인에 대한 규율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FTX발 유동성 위기, 가상자산 업계 '휘청'
② "제2의 FTX 사태? 국내 가능성 원천적 봉쇄"
③ 불붙는 가상자산 규제… 'FTX 사태' 재발방지책 '고개'


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자체 발행 코인'의 유동성 이슈로 순식간에 몰락했다. 금융당국은 국내에서 이와 비슷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나섰다. 국내 거래소의 자체 발행 코인 현황 전수 조사에 착수하고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규제 마련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다.

업비트·빗썸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는 "현행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국내에서는 자체 발행 코인이 제한되므로 FTX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나 일부 거래소는 자체 발행 코인 관련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금법 제8조와 시행령 제10조의20 제5호 가목에 의해 가상자산사업자나 사업자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알선·대행하는 행위는 제한된다.



금융당국 "자체발행 코인 관련 규제체제 정립해야"


금융당국은 자체 발행 코인에 대한 규율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FTX는 자체 발행 코인 FTT를 알라메다리서치에 넘기고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몸집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1월14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가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주제로 연 제4차 민·당·정 간담회에서 "국제 기준을 무작정 기다리기보단 최소한의 규제체제를 우선적으로 마련하고 이를 보완하는 점진적·단계적 방식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TX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가상자산 업자에 대한 이용자 자산 보호 의무와 자기발행 코인에 대한 불공정 거래 규제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규제 탄력성 ▲소비자 보호를 위한 동일기능·동일위험·동일규제 원칙 적용 ▲글로벌 규제와 정합성 확보 등 3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제도를 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정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디지털자산특위 위원장)이 지난10월 말 대표 발의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안' 등 이번 정기국회 내에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가상자산법을 처리하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 11월21일 금융위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해당 법률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이용자 자산 분리 보관 ▲해킹·전산장애 등 사고에 대비해 보험 또는 공제가입, 준비금 적립 의무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시세조종·부정거래행위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자본시장법 수준의 벌칙 부과 ▲금융위에 가상자산 시장 관리·감독 기구인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 등이 주요 골자다.

지난 8월11일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출범식. /사진=뉴스1


금융당국, 거래소 자체발행 코인 전수조사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국내 유통 자체 발행 코인 관련 리스크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지난 11월17일 전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서면으로 협조전을 보내 자체 발행 코인 취급 현황 등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조사는 일각에서 제기된 일부 거래소들과 관련한 의혹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취지다. 앞서 FIU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검사에서 자체 발행 코인이 없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코인마켓거래소 '플랫타익스체인지'(플랫타EX)가 2020년 1월3일 상장시킨 가상자산 '플랫'(FLAT)이 자체 발행 코인에 해당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플랫은 상장 후 거래소공개(IEO)와 에어드롭 등 경품 지급에 사용됐다. IEO를 통해 신규 코인에 투자하려는 이용자들에게 플랫 코인을 강제했다는 지적도 있다.

플랫은 WM홀딩스가 발행한 원화 연동 스테이블형 코인이다. WM홀딩스 대표 최씨는 플랫타EX 인수·창업에 개입한 인물로 지난해까지 해당 거래소를 대표해 주요 협약식을 체결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플랫타EX 측은 의혹이 제기되자 긴급히 해당 코인 상장 폐지에 들어갔다.


"FTX, 기업통제 실패"… 각국 규제 도입 가시화


FTX 파산보호 절차를 진행하는 새 최고경영자(CEO) 존 J. 레이 3세는 델라웨어주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40년 구조조정 경력을 통틀어 이렇게 완전히 기업 통제에 실패한 경우는 처음 본다"고 밝혔다. 레이 CEO는 엔론 사태 청산인 출신의 구조조정 전문가로 2001년 회계 부정으로 무너진 에너지 기업 엔론의 '빚잔치'를 효율적으로 관리 감독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레이 CEO는 FTX에 대해 "엔론보다 더하다"며 "신뢰할 만한 재무 정보가 전혀 없다"며 "FTX와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의 대차대조표의 정확성도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FTX의 인사 시스템이 부실하고 보안이 취약하며 극소수 개인에 집중된 회사 통제권은 전례가 없을 정도"라고 표현했다.

세계 각국에선 제2의 FTX 사태를 막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유럽연합(EU)에서 2024년부터 시행 예정인 MiCA 법안과 미국에서 올해 발의된 3건의 가상자산 주요 법안에는 투자자 보호와 거래소의 건전성에 관한 조치들을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강수지
강수지 joy822@mt.co.kr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산업1부 IT팀 강수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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