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기준금리 인상기 속 수신금리를 인상하며 '금리 노마드족'을 끌어들였던 저축은행이 수신금리 상향 조정을 멈추고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월 한 달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0.11%포인트 오르는 데 그치면서 금리 인상폭이 둔화됐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11월30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이하 12개월 동일)는 5.53%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 평균금리는 5.42%로 11월 첫날과 마지막 날의 금리 차이는 0.11%포인트다.

한 달을 기준으로 보면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23일(5.53%) 이후 금리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상한 24일 이후에도 금리는 변동되지 않았다. 앞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를 올렸던 모습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최근 4개월의 금리인상 폭을 살펴보면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0월에는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한 달 사이 1.55%포인트 급증했다. 지난 8월 첫날과 마지막 날의 예금 평균금리 차이는 0.17%포인트, 9월의 예금 평균금리 차이는 0.27%포인트로 집계되면서 매달 인상폭을 키웠는데 지난 11월엔 평균금리 오름 속도가 느려졌다.

물론 저축은행은 지난 수신금리 인상 행렬로 연 6%대 예금금리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30일 기준 가장 많은 예금금리를 얹어 주는 곳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크크크 회전정기예금' '회전E-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비대면)으로 각각 최고 연 6.1%의 금리가 적용됐다. 다만 이는 지난달 16일 상상인계열 저축은행의 금리인상 조치에 따른 것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 인상이라고 볼 수 없다.

저축은행의 고금리 경쟁이 한 풀 꺾인 데엔 금융당국의 권고가 주효했다는 시각이다. 지난달 초 금융당국은 각 저축은행에게 예대율규제 완화 조치 내용을 안내하면서 과도한 금리경쟁을 자제할 것을 추가로 전달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조치를 통해 추가적인 기업대출 여력이 발생하는 동시에 수신경쟁 완화로 조달비용이 줄어 대출금리 상승압력이 일부 축소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여기에 지난달 금융당국 수장들이 은행에 과당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자금 쏠림'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는데 금융당국의 엄포로 당분간 은행과의 수신금리 격차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는 은행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격차가 줄게 돼 저축은행은 금리를 올려 자금이탈을 방지해야 한다. 이는 결국 자금조달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수요가 늘면서 저축은행들은 그동안 수신금리를 인상해 고객을 유치해왔지만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