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결국 16강 진출이라는 크나큰 성과를 냈다. 한국 축구 전체가 축하 받을 일이다. 경기장에 뛴 선수와 못 뛴 선수들까지 모두 훌륭했다. 선수단과 축구 팬 모두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선수들이 모두 열심히 뛰어준 덕분에 운이 따랐다. 지난 1994년 월드컵 예선 때 도하의 기적을 쓴 것처럼 이번에도 우리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동점골이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중요한 순간 세트피스로 득점했다는 점이 또 고무적이다. 세트피스는 정지된 상황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되도 충분히 골을 노릴 수 있다. 특히 세트피스로 골을 넣으면 팀 사기가 크게 올라간다. 반면 세트피스로 실점하면 허무해진다.

마지막 역전골 장면은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때 독일과의 최종전을 생각나게 만들었다. 빠른 역습이 주효했다. 결승골을 합작한 손흥민과 황희찬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쌓은 경험으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특히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다독이면서 마지막 순간에는 침착함을 유지, 정확한 패스를 황희찬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이라는 존재가 큰 경기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경기에 못 뛴 황희찬이 출전하면서 한국은 또 다른 공격 옵션을 얻게 됐다. 사실 황희찬 투입 전까지 공격이 단조로웠는데, 황희찬의 투입으로 바뀌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을 활용한 역습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해 보인다.

이제 한국은 16강이라는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16강 벽을 깼기 때문에 이제는 8강이라는 목표를 노려야 한다.

김민재가 몸 상태가 안좋고 김영권이 부상으로 나갔지만 다른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오늘도 권경원이 제 역할을 잘 해줬다. 어떤 선수 1명이 없다고 무너지면 안된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서는 어떤 변수도 발생할 수 있다. 이제부터 체력을 회복하고, 몸 상태를 끌어 올리면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다음 상대가 브라질이 될 수 있는데, 지난 6월 한번 경험을 해봤다. 자신 있게 상대해도 괜찮을 것이다. 남은 시간 동안 선수들의 체력 회복과 함께 공격에서 세밀함을 다듬고, 공격 패턴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허정무(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