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어떻게 잠들어요. 내일 회사서 졸더라도 응원해야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16강 경기를 하루 앞둔 5일 태극전사들을 향한 국내외 응원전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른 모양새다.

거리응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자정이 되기 한참 전이지만 광화문 광장에는 일찌감치 시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꿈꾸는 이들의 표정은 다시 한 번 지난 포르투갈전 대역전극을 기대하듯 한껏 상기돼 있었다.

거리응원에 처음으로 나선 강모씨(28)는 "여의도가 직장인데 친구와 거리응원을 하고 새벽 첫 차를 타고 출근할 예정"이라며 "추위도 무섭지 않다. 다시 한 번 영광의 순간을 재현하면 좋겠다"며 들뜬 목소리로 응원했다.

직장인 윤모씨(31)는 "포르투갈전을 보고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며 "오늘 아침 회사 분위기를 살펴보니 내일 아침에는 근무 중에 졸아도 괜찮다더라"며 웃으며 답했다.

해외에 있는 국민도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호주에서 유학 중인 맹모씨(25)는 "원래 노트북으로 보려고 했지만 호주에서는 한국방송을 못 봐 아침에 펍에 가 친구들과 응원할 생각"이라며 "(호주가) 다문화 국가라 브라질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이 어울려 응원하는 게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했다.

뉴욕에서 유학 중인 이상민씨(32)는 "한국에서도 새벽마다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챙겨봤다"며 "(미국 시간으로) 오후 2시에 시작되는 경기를 응원하는 건 식은죽 먹기다"고 말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재치있는 사전 응원전이 한창이다.

'브라질을 이기면 우리나라도 사우디처럼 국경일로 지정해야 하지 않느냐', '브라질에 네이마르가 있다면 우리는 손흥민' 등 응원 글이 가득했다.

한 누리꾼은 직장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SNS에 "나는 '패배요정'이다"며 "내가 응원하면 꼭 지기 때문에 일찍 잠에 들고 일어나 겸허히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16강 거리 응원전은 광화문 광장 등 전국 3개소에서 펼쳐진다. 서울경찰은 광화문 광장에 65명의 경찰관과 6개의 기동대 부대(380여명), 특공대 20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기타 지역에도 45명의 경찰력이 배치된다.

경찰 관계자는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 1만7000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 종료시간이 출근시간대와 인접한 만큼 혼잡상황에 대비하여 광화문역과 경복궁역 등 지하철역에도 경력을 배치해 질서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