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테마형ETF 성적표 '잿빛'… 상폐 주의보

[머니S리포트- 단일종목 ETF가 온다③] 90조 달려가는 ETF, 부실한 테마형ETF 투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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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지난달 단일 종목 ETF(상장지수펀드) 4종이 국내 증시에 나란히 상장하면서 ETF 시장이 또 한번 진화했다. 이 ETF는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삼성전자, 테슬라 등의 주식 한 종목과 채권 아홉개 종목으로 구성돼 안전자산으로 취급된다. 퇴직연금 계좌에 주식형 자산 비중을 늘리고 싶은 투자자에게 특히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찌감치 단일 종목 ETF를 도입한 미국에서처럼 인기를 끌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별 운용 전략과 투자 시 유의점을 살펴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삼성전자·애플 한 종목만 투자한다?… '단일종목 ETF'가 뭐길래
②단일종목 ETF, 국가별 다른 구조… 나에게 맞는 상품은?
③잘 나가던 테마형ETF 성적표 '잿빛'… 상폐 주의


잘 나가던 테마형ETF(상장지수펀드)에 적신호가 켜졌다. 테마형ETF는 국내 증시 부진 속에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낮은 유동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11월말 기준 ETF시장이 8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상장 기본 요건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테마ETF가 수두룩하다. 최근 단일종목ETF 등 신규ETF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테마ETF는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폐지 ETF 종목 수는 2017년 5개에서 2018년 7개, 2019년 11개, 2020년 29개, 2021년 25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상장 폐지된 ETF는 KB자산운용의 'KBSTAR(스타) 코스피ex200'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파워 중기국고채' ▲신한자산운용의 'SOL(쏠) 선진국MSCI World(월드)(합성 H)'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킨덱스)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등 4개 종목이다.


원자력·메타버스 등 50억 미만 테마ETF 속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테마형ETF도 눈에 띈다. 올초 투자자에게 주목받으며 상장한 원전과 우주항공, 인공지능(AI), 골프 등 테마형ETF는 거래대금이 1000만원 미만인 상품으로 전락했다.

지난달 25일 기준 테마ETF 중에서 거래대금이 1000만원 미만인 상품은 ▲ARIRANG(아리랑) K-유니콘투자기업액티브(4만원) ▲HANARO(하나로) 미국메타버스iSelect(셀렉트)(121만원) ▲KBSTAR 글로벌원자력 iSelect(160만원) ▲KODEX(코덱스) 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448만원) ▲HANARO Fn골프테마(1901만원) 등 5종이다.
순자산총액이 50억원이 안 되는 ETF는 ▲KBSTAR 글로벌원자력 iSelect(29억9056만원) ▲HANARO 미국메타버스iSelect(41억7021만원) ▲HANARO Fn골프테마(45억8469만원) 등 3종이다.

ETF는 상장한 지 1년 후 신탁원본액과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상태로 다음 반기 말까지 회복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된다. 주목받던 테마ETF가 한순간에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얘기다.

KBSTAR 글로벌원자력 iSelect는 전 밸류체인 관련 국내외 기업에 투자한다. 국내 원자력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있었지만 해외 기업까지 투자하는 ETF가 없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으나 국내에서 원전수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되레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졌다.

다른 원자력 ETF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6월말 상장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iSelect'은 일평균 거래량이 25만주에서 11월말 기준 4만6315주로 거래량이 급감했다. 같은 날 상장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원자력테마딥서치'도 같은기간 31만주에서 4만2000여주로 거래량이 26만8000주(86.4%) 줄었다.

3차원 가상현실 투자상품으로 불리는 메타버스ETF도 1년새 수익률이 30% 급감하면서 부실한 테마ETF 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말 상장된 메타버스ETF는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 ▲'네비게이터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무어게이트)' 등 4종이다.

메타버스ETF 4종은 상장 2주일 만에 1500억원 이상의 개인 투자자들 자금이 몰리며 수익률이 최고 20%를 넘었으나 11월말30일 현재 6개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0~30%에 달한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메타버스 실적도 제자리걸음이다. 전 세계 이용자 3억4000만명을 보유한 네이버의 메타버스 제페토는 2020년 스노우에서 분사한 첫해 188억9706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메타버스를 비롯한 블록체인 테마ETF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한편 한국은행의 긴축정책 속에 암호화폐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돼 투자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메타버스ETF는 편입 종목인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종목의 주가가 연초 이후 하락하면서 수익률 조정을 받고 있다"며 "메타버스 투자 기업들의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면 투자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나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상폐되면 괴리율 심화… 건설ETF 주의보


ETF는 일반 주식이 상장 폐지되는 것과 다르게 일부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괴리율 심화 등으로 제값을 받지 못한다. 일반 주식의 경우 상장폐지 시 장외거래로 주식을 되팔기가 불가능하지만 ETF는 신탁재산이 남아있는 한 투자금을 찾을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ETF의 수익률만 보기보다 구성종목과 기초지수, 순자산 총액, 변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부동산시장의 불황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진 만큼 건설ETF의 변동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전국 건설공사 현장 100곳 가운데 13곳 정도가 중단됐거나 지연 상태로 드러났다. 주로 PF를 실행하지 않거나 공사비 인상거부로 공사가 지연된 곳이다.

부동산PF의 부실 우려는 건설ETF의 자산관리에도 직격탄이다. 앞서 KB자산운용의 'KBSTAR 200건설'은 지난 7월 ETF 신탁 원본액과 순자산 총액이 50억원 미만에 그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는데 12월 말에도 지정 사유가 계속되면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현재 순자산 총액은 28억원에 불과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테마ETF는 유행하는 종목과 테마 등 상장 당시에 높은 평가를 받는 종목들이 편입돼 시장 심리가 꺾일 때 큰 충격을 받는다"며 "기초자산 매각 과정에서 할인율이 높게 적용되고 분배금을 확정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손해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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