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구조안전성 배점 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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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 위해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뉴스1
정부가 까다롭던 재건축 문턱을 낮추기 위해 재건축 공급의 마지막 대못으로 작용하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주거환경 평가 비중을 대폭 강화하고 조건부재건축 범위는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재건축 가능 여부를 평가하는 항목 중 구조 안전성의 비중을 50%에서 30%로 낮춤으로써 아파트 주민들이 보다 쉽게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16일 발표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의 후속조치로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재건축이 첫 관문에 해당하는 절차로 국민의 주거 환경에 관한 눈높이에 맞춰서 재건축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이미 지난 2015년 '주거환경 주심 평가 안전진단'을 도입해 주거환경에 대한 평가를 강화한 바 있다.

하지만 개편된 제도 취지에도 2018년 3월 안전진단 평가 시 구조안전성 비중을 크게 상향(20→50%)해 여전히 구조안전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안전진단 결과에 대해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를 의무화하는 등 안전진단 기준을 재건축 규제수단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안전진단 통과 건수가 급감해 도심 내 양질의 주택공급 기반이 크게 위축됐고 국민의 소득수준 향상, 기술발전 등에 따라 증가하는 주거환경 향상 요구에 대응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구조안전성 점수 비중 30%↓·설비노후도 점수 비중 30%↑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으로 평가항목 배점 비중을 개선했다. 주거환경 중심 평가 안전진단임에도 현재 구조 안전성 점수를 전체의 50%의 비중을 반영하다 보니 재건축 판정 여부가 구조 안전성 점수에 크게 좌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역주민은 배관 등 누수·고장으로 인한 주거수준 저하, 주차장 부족 등에 따른 주민불편·갈등, 배수·전기·소방시설 취약으로 인한 안전사고 문제 등 아파트 노후화로 인한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구조안전성 점수 비중을 30%로 낮추고 주거환경, 설비노후도 점수 비중을 각각 30%로 높일 계획이다. 주거환경, 설비노후도 평가 비중이 확대돼 주거수준 향상, 주민불편 해소와 관련된 요구가 평가에 크게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건부재건축 범위도 축소한다. 현재 4개 평가항목별로 점수 비중을 적용해 합산한 총 점수에 따라 ▲재건축(30점 이하) ▲조건부재건축(30점~55점 이하) ▲유지보수(55점 초과)로 구분해 판정하고 있다.

이 중 재건축은 바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며 조건부재건축은 재건축 시기 조정이 가능한 구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조건부재건축 점수 범위인 30점~55점은 2003년 제도 도입 이후 동일하게 유지돼 오고 있고 구간 범위도 넓다 보니 사실상 재건축 판정을 받기 어려워 재건축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조건부재건축 점수 범위를 45점~55점으로 조정해 45점 이하의 경우에는 재건축 판정을 받아 바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도록 판정 기준을 합리화할 계획이다.


적정성 검토 개선… 조건부재건축도 공공기관 검토 거치지 않는다


적정성 검토도 개선한다. 현재 민간 안전진단기관이 안전진단을 수행(1차 안전진단)한 점수가 조건부재건축에 해당하면 의무적으로 1차 안전진단 내용 전부에 대해 국토안전관리원 등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간진단기관이 수행한 진단에 대해서 일률적으로 적정성 검토를 거치는 것은 절차적으로 과도하게 중복되고 많은 기간과 추가 비용이 소요돼 안전진단 판정이 장기화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는 조건부재건축이라도 원칙적으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치지 않고 지자체가 요청 시에만 예외적으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가 시행되도록 개선한다.

입안권자인 시장·군수·구청장이 1차안전진단 결과 중 기본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검토(필요시 전문가 자문회의 가능)를 하고 검토 과정에서 명확하게 확인된 오류 근거자료 미흡에 대한 보완이 지연되거나 소명이 부족해 평가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적정성 검토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민간진단기관 대상 분기별 정기교육 실시… "안전진단 내실화 병행"


안전진단 내실화를 병행한다. 안전진단이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 없이 기존적으로 민간진단기관의 책임 하에 시행되도록 필요한 교육과 컨설팅을 강화하고 실태점검도 병행해 안전진단을 내실화할 계획이다.

국토안전관리원 등 공공기관이 전체 민간진단기관을 대상으로 분기별 정기교육을 실시해 평가방법·오류사례 등을 전파한다. 지자체가 요청하는 경우 안전진단 실시 전에 공공기관이 지자체, 선정된 민간진단기관(참여기술자)을 대상으로 안전진단수행계획서 등에 대한 컨설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민간진단기관에 대한 국토부, 지자체, 공공기관의 합동 실태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부실 안전진단 적발 시 엄중 처벌(2년 이하 지역, 2000만원 이하 벌금)하고 제재도 강화(영업정지 신설)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재건축 시기 조정제도도 보완한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판정여부를 위주로 보는 제도인 만큼 안전진단 이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한 재건축 시기조정 방안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시기조정 대상인 조건부재건축 판정 단지에 대해 시·군·구청장이 지역 내 주택수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비구역 지정 시기(정비계획 수립)를 조정할 수 있도록 시기조정 방법을 구체화한다.

종합적, 광역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토부 장관, 시·도지사가 지정권자에게 정비구역 지정 시기 조정을 권고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할 계획이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현행 및 개선안 비교. /인포그래픽=국토부 제공

국토부는 이번 개선방안의 종합적인 기대효과가 크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토부는 이번 방안 중 개정된 평가항목 배점 비중과 조건부 재건축 범위를 적용하게 되면 안전진단 통과 단지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개선방안의 핵심인 평가항목 배점 비중, 조건부 재건축 범위, 적정성 검토 등 개정규정은 현재 안전진단을 수행 중인 단지에도 모두 적용해 제도 개선 취지가 폭넓게 인정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행 규정의 적용을 받아 조건부재건축에 해당해 공공기관 적정성 의무 검토 대상이지만 아직 적정성 검토를 완료하지 못한 단지도 개정된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국토부는 이번 개선방안 대부분의 내용은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고시)' 개정사항으로 12월 중 행정예고를 거쳐 1월 중 조속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기 신도시 등에서도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이번 개선방안의 적용효과 등을 연구용역 과정에서 분석하고 필요 시 2023년 2월 발의 예정인 '1기 신도시 특별법'(안)에 추가적인 제도개선 방안 등을 별도로 담을 예정이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개선방안은 그간 과도하게 강화된 기준으로 인해 재건축의 첫 과문도 통과가 어려웠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안전진단 기준을 합리화하는 것"이라며 "이번 제도가 시행되면 도심 주택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국민의 주거여건을 개선하는 데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 "80년대 후반~90년대 중반 준공 단지, 안전진단 통과 쉬워질 것"


정부가 발표한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두고 전문가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중반 준공된 단지들은 재건축 첫관문인 안전진단 통과가 쉬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집주인들의 기대감으로 일부 호가 인상이나 급매물 회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금리 태풍에 집값 추가하락 우려로 매수심리가 바닥권이라 거래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집값 추가하락을 다소 줄여주는 완충역할이나 연착륙에 도움을 주는 효과는 예상되지만 시장 반전은 힘들 것"이라며 "해당 노후 아파트 단지들은 일단 행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다만 재건축의 최종관문인 재초환의 규제완화가 뒤따라야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유진
신유진 yujinS@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신유진 기자입니다. 유익한 기사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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