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옛말… 기업들, 생산거점 '탈중국' 러시

[머니S리포트 - '중국몽(夢)'의 허상, 탈(脫)중국이 답이다] ③ 기업들, 베트남 등으로 생산거점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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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 때 '기회의 땅'으로 불리던 중국의 허상이 벗겨지고 있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 등의 여파로 더 이상 중국 시장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높은 경제 의존도를 벗어나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그동안 중국에 성장을 기댔던 국내 기업들도 탈(脫)중국 행렬에 속속 가담하고 있다.
기업들이 탈중국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심화되는 공급망 전쟁… 탈중국 필요성 커진다
② 빗장 건 중국에 韓 수출 휘청… '다변화' 선택 아닌 필수
③ '기회의 땅' 옛말… 기업들, 생산거점 '탈중국' 러시
④ '제2의 반도체' K-배터리, 핵심소재 탈중국 '가속페달'
⑤ 탈중국 핵심은 해외 자원개발… 현 주소는?
⑥지긋지긋한 왕서방의 몽니… 유통가도 탈(脫)중국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탈(脫)중국'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과거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내수시장 등으로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동남아시아에 밀려 해외 생산거점으로서의 장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조치 장기화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탈중국을 부추기는 요소다. 한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중국 외의 국가로 글로벌 전략 거점을 재편하는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유 있는 탈중국 러시


글로벌 가치사슬(GVC) 변화와 중국의 코로나 봉쇄, 공급망 재편 및 전방위적인 대(對)중국 압박 등의 여파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다른 국가로 생산거점을 이전하고 있다. 미국 애플은 올해부터 맥북 컴퓨터 일부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기로 했고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최신형 모델 생산거점을 인도로 이전키로 했다. 구글도 픽셀 스마트폰 생산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제조사 TSMC는 애플 제품 생산 과정의 중국 의존도 감소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일본 게임회사인 닌텐도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자 지난 2019년 주력 게임기인 '스위치'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한국 기업들도 탈중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중국 시장이 해외 생산거점으로서의 매리트가 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중국에 진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과 이익의 변화를 설문한 결과 406개 응답기업의 58.6%가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응답도 62.1%에 달했다. 주 원인은 현지 수요 부진(47.3%)이 꼽혔다.

실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다. 10년 전 20%대였던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현재 0%대다. 프리미엄폰은 애플이, 중저가폰은 중국 현지업체들이 각각 장악하면서 삼성전자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해 1~11월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1.6%에 불과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궈차오(國潮·애국소비)' 현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자국 기업 밀어주기도 한국 기업의 탈중국을 부추기는 요소다. 제2의 반도체로 주목받는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중국은 자국 기업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한국을 배제했다. 그 결과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CATL, BYD, CALB, 신왕다, 궈쉬안 등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이 크게 치솟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합산 점유율은 60.5%로 한국 제조사들의 점유율(23.1%)의 2.6배에 달한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산업규제정책, 중국 내 생산비용의 상승, 수요시장의 변화, 불공정 관행,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 보이지 않는 정치적 제재 등 대내환경은 기업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 중"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대체할 새로운 해외 생산거점은


윤보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국지역본부 차장은 '최근 중국 공급망 이슈의 영향 및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미·중 무역 분쟁, 중국 기업의 기술력 성장에 따른 현지시장 경쟁 격화,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 및 자국기업 보호 등의 조치로 외자기업의 탈중국 현상은 수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고강도 방역) 정책에 따른 도시봉쇄·항구 정체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탈중국 현상이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며 "중국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당국의 봉쇄 정책 영향으로 물류 차질이 발생해 공급망 불안정이 심화되고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들은 세제 혜택이 높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으로 생산거점을 옮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2019년 톈진과 후이저우에 있는 스마트폰 공장과 쑤저우 PC 생산 설비 등을 철수했다. 이후 스마트폰 생산거점은 베트남과 브라질, 인도네시아에 두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21조원 규모의 신규 생산라인 투자를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단행했다.

삼성SDI는 2021년 창춘과 우시에 있는 배터리 공장을 철수했고 삼성중공업은 같은 해 닝보공장을 폐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저가공세로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문에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쑤저우 LCD 생산라인을 중국 TCL에 매각했다.

LG전자도 2020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을 생산하는 중국 쿤산공장을 정리하고 베트남 법인으로 일원화했다. LG화학은 한국으로의 리쇼어링(본국회귀·생산비와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긴 기업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을 신청, 올해 말까지 서산에 플라스틱 바이오 공장을 신설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포스코 등과 합작으로 인도네시아에 니켈 원광 채굴·제련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탈중국 기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매각했고 SK는 중국 SK오토서비스 지분 100%를 정리했다. 성림첨단산업은 한국공장을 건설해 운영이 본궤도에 오르면 중국 생산라인을 축소할 예정이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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