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후려치기' 후폭풍, LCC 재편 불가피

[머니S리포트- 출혈 경쟁에 곪은 LCC③] 재무구조 엉망… 다수 업체 생존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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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막혔던 하늘길이 3년 만에 차츰 열리며 여객 회복이 되는가 싶지만 빈약한 내실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우후죽순 난립한 국내 LCC는 어느새 9곳까지 늘었지만 매 분기 실적은 처참하다. 무분별한 가격인하 경쟁은 회사의 출혈을 낳았고 존폐위기로까지 몰고 갔다. 적자가 쌓이면서 애꿎은 구성원들만 일자리를 잃을 위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국내 LCC의 재편에도 속도가 붙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LCC에 '가격 후려치기' 후폭풍이 거세다. 사진은 인천공항 활주로에 주기된 각 항공사 여객기.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좁은 땅에 9곳 난립, 인구 6.6배 많은 美와 공동 1위
②일본 시골까지 안내해 주던 LCC… 감원 칼바람 불까
③'가격 후려치기' 후폭풍, 업계 재편 불가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가격 후려치기' 후폭풍이 불고 있다. 난립한 LCC들이 무분별한 가격인하 경쟁으로 출혈이 심화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자 계속해서 떨어진 수익은 바닥도 뚫었다. 엉망이 된 재무구조는 회사를 존폐 위기까지 몰고 갔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더불어 국내 LCC도 적자생존의 길로 접어들 전망이다.


막막해진 살 길… 재무구조 엉망


세계 경기 불황에 어느 하나 위기가 아닌 기업이 없다. 그중에서도 항공업계는 특히 휘청거렸다. 항공사는 사람을 실어 나르는 일이 주요 먹거리 인데 코로나19 팬데믹에 하늘길이 막히니 도저히 살아갈 방도가 없었다.

각 나라가 입국을 엄격히 제한하며 국제선 하늘길이 막히자 LCC는 큰 타격을 입었다. 화물기를 도입하고 입국제한 해제 등으로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자 중장거리 노선 운항으로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반등은 쉽지 않다.

해외여행에 목마른 이들을 위해 여행지 상공을 비행하고 다시 돌아오는 무착륙관광비행이라는 상품까지 내놨지만 초반 인기만 반짝했을 뿐 장기적인 먹거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수익이 나지 않자 안 그래도 좋지 못했던 LCC의 재무건전성은 곤두박질쳤다. 가격인하 경쟁으로 점철된 수익성 악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정점을 찍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상장 LCC의 분기보고서(2022년 3분기 기준)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부채는 1조2956억원, 자본금은 692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872.3%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은 부채 9385억원, 자본금 34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736.2%에 달한다. 에어부산은 부채 1조1179억원, 자본금 502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226.9%를 찍었다.

진에어는 부채 5319억원, 자본금 -11억6000만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졌지만 곧바로 62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두 차례 발행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국내 항공 사업법 제69조 10항에 따르면 항공사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거나 1년 이상 자본잠식률 50%를 초과한 상태에 머무르면 국토교통부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권고·요구하거나 그 이행계획을 제출할 것을 명할 수 있다.

자본잠식에 빠진 진에어가 무보증사채를 발행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에어는 한숨 돌렸지만 이 같은 행보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는 업계 전반에 가득하다. 최근 국제선 항공편 수요가 늘어난 추세지만 고환율과 고유가 여파가 이어지며 모두 적자 탈출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는 딱히 반등 요소가 보이지 않고 투자 여건도 좋지 않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계기로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대한·아시아나항공 M&A 이후 재편 속도


그동안 LCC는 그야말로 잇몸으로 버틴 형국이다. 월급이 밀리는 건 다반사였고 기약 없는 무급휴직으로 생계는 위태로워졌다.

아예 업계를 떠나는 이도 적지 않았다. LCC에서 다른 업종으로 이직한 한 관계자는 "남아 있는 동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가족을 위해 살길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나 위기가 올 수 있지만 LCC가 직면했던 위기는 외부 요인만 탓하기에는 내부적인 문제가 더 크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나아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퇴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인이 바뀌는 이스타항공 사태도 여전히 시끄럽다. 이스타항공은 우여곡절 끝에 사모펀드를 새 주인을 맞을 예정이지만 각종 비리 혐의와 정치적 문제까지 얽혀 있어 엉킨 실타래를 풀고 다시 운항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가격 후려치기' 경쟁에 몰두했던 국내 LCC에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 활주로에 주기된 각 항공사 여객기. /사진=뉴스1
최근 여객 수요가 증가 추세인 것은 고무적이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실시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제선 항공 여객 수는 405만13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12월(760만593명) 대비 53.3%까지 회복했다.

LCC별로 살펴보면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국제선 여객 회복률이 3년 전 대비 85% 수준까지 올라섰다. 에어서울 82%, 에어부산 74%, 티웨이항공 72%, 제주항공 70% 등의 순이다.

여객 수요가 늘면서 증권가에서는 일부 LCC가 지난해 4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다수 LCC는 여전히 암흑기다.

고정비 지출이 많은 항공산업 특성상 LCC가 단기간에 재무구조를 회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요동치는 원/달러 환율에 치솟은 항공기 리스비(대여료)와 유류비 부담, 무급휴직 등에서 복귀한 직원들 인건비 등 적자 속 재정적으로 감당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019년 하반기부터 LCC는 이미 적자였다"며 "현재는 보복소비가 이어지는 시기인데 여행 수요가 본궤도에 올라가면 체력적으로 버틸 수 없는 LCC는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김창성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 김창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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