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9호 위반' 옥살이 뒤 면소됐지만…대법 "국가 배상해야"

원심, 국가배상책임 부정…"소멸시효도 지나"
대법 "실익 없어 소송 무의미…피해자 권리행사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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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대법정에 배석해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대법정에 배석해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체포·구금됐지만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던 피해자에게도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긴급조치 1호, 4호와 관련한 피해에도 국가배상책임이 있다고 봤다.

박정희 유신정권 시절 발령한 긴급조치는 1974년 1월 긴급조치 1호를 시작으로 총 9차례 공포됐다. 긴급조치에는 대한민국 헌법 부정·반대·왜곡·비방 행위 금지, 유언비어 날조·유포 행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신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재심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신씨는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구금·기소돼 1977년 11월 1심에서 징역 1년6월과 자격정지 1년6월을 선고받은 뒤 이듬해 석방됐다. 1980년 항소심 법원은 긴급조치 9호가 폐지됐다는 이유로 면소(공소권이 없어져 기소를 면함)를 선고했고 면소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신씨는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관련자 인정결정을 받아 보상금 약 1억원을 수령했다. 신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2013년 당시 법원은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받아 피해 일체에 대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각하 판결했다.

이후 헌법재판소가 2018년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받았어도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봤다면 국가 대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의 결정을 하면서 그해 신씨는 재심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번에 법원은 재심 사유는 인정되지만 국가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설령 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인해 소멸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고 신씨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그간 신씨가 국가배상청구를 한다는 것은 전혀 실익이 없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소송 제기 당시까지도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판시했다.

그간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와 관련한 국가배상청구를 원칙적으로 부정해오다 지난해 8월 전원합의체 판결로 종전 대법원 판결을 변경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게 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금됐지만 면소판결을 받았던 피해자도 배상받을 수 있다는 점, 관련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설시했다"며 "긴급조치 9호 피해자의 구제를 실질적으로 보장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판결 의미를 설명했다.

아울러 긴급조치 1호·4호 위반 혐의로 불법 구금됐다가 구속이 취소돼 석방된 황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소송 제기 당시까지도 황씨가 국가를 상대로 긴급조치 1호, 4호에 기한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인한 불법행위로 발생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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