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당의 길'이 31일 첫 토론회를 열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사진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 대표.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민주당의 길'이 31일 공식 출범한다. 이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 직접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길'은 이날 오후 4시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심으로 보는 민주당의 길'을 주제로 1차 토론을 진행한다. 발제는 여론조사 전문업체 부대표가 맡아 '당 지지율 전략' 등을 논의한다. '민주당의 길'은 매주 화요일마다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당의 길'은 지난해 전당대회 이후 비명계가 구성한 '반성과 혁신' 모임의 의원들이 주축이 돼 민주당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청사진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었다. 당내 대표 비명계 인사인 김종민·이원욱 의원 등 3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출범식에는 이 대표도 참석해 격려의 말을 전할 계획이다. '민주당의 길' 소속 의원 측은 "(이 대표 측에서) 먼저 (축사) 요청이 온 것으로 안다"며 "출범식은 전체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추후 필요하다면 간담회를 통해 ('민주당의 길'과)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추가로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비명(비이재명)계 측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당과 분리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성남FC 제3자 후원금' 의혹에 이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검찰에 두 차례 출석하면서다. 비명(비이재명)계·친문(친문재인)계 등이 결집해 친명(친이재명)계와 대립 구도를 형성하는 듯한 기류가 보이자 일각에서는 "비명계가 세력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의 길' 소속 의원들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종민 의원은 지난 30일 "비명·반명이라는 것은 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길'이 꼭 비명의 길 혹은 친명의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무슨 조직이 아닌 단순한 토론모임"이라며 "정치·민생·정당개혁, 미래전략 등에 대해 민주당이 어떤 비전을 가질지에 대한 논의를 해 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8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약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후 검찰이 이 대표에게 추가 출석을 요구하자 이 대표는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경우 3번째 소환에 응한 것이 된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비명계가 당내 새로운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