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 살던 집 낙찰받아도 '무주택자' 자격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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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전세사기 사태가 전국을 강타함에 따라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저리대출과 대환 상품을 신설하고 긴급 거처를 늘리는 등 피해자 지원책을 신설했다. 2일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시했다./사진=뉴시스

'빌라 사기꾼'(속칭 '빌라왕') 사건으로 촉발된 전세사기 사태가 전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자 정부가 피해자 지원 대책을 내놨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저리대출 상품과 긴급 거처를 확대하는 한편, 경매를 통해 전셋집을 낙찰받은 임차인을 무주택자로 보고 청약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개인 차원에서 법률 자문을 받기 어려운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법률 서비스 지원도 추가했다.

국토교통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을 2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전세사기 특별단속 시행과 '전세사기피해 방지방안'마련 등을 통해 전세사기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 노력했으나, 임대인 한 명이 1000채가 넘는 집을 임대하는 등 전세사기가 조직적으로 변모함에 따라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러한 사기에 범정부 차원의 피해자 지원책이 보다 늘어나야 한다는 점에서 금융?주거?청약?법률 네 가지 분야에서의 전세사기 피해 지원 방안을 내놨다. 우선 이자부담이 줄어들도록 저리대출 요건을 완화하고 대환을 신설한다.

지난해 9월1일 발표된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의 후속조치로 현재 주택도시기금에서 전세피해 임차인을 대상으로 주거 이전 시 저리 자금대출을 지원 중이나, 지원대상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대항력 유지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기존 전셋집에 계속 거주해야 하는 임차인들에 대해서는 지원이 어려웠다.

오는 3월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위기 상황 등을 감안해 보다 많은 임차인이 실질적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저리대출의 보증금 요건을 2억원에서 3억원까지 완화한다. 대출액 한도도 가구당 1억6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까지 확대된다.

전세사기를 당했음에도 기존 전셋집에 살아야 하는 임차인에 대해서도 5월 중 기존 전세대출을 1~2%대 금리로의 저리 대출로 대환할 수 있도록 상품을 신설해 생계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해당 상품의 보증금 한도는 3억원, 대출 한도는 가구당 2억4000만원으로 예정돼 있으며 금리는 연 1~2%대로 설정될 방침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긴급 거처를 늘리는 동시에 그들이 원하는 곳에 신속하게 입주하도록 돕는 방안도 신설된다. 국토부는 임차인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거처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강제관리 주택 28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긴급지원주택을 200가구 각각 확보했다. 그러나 물량 부족, 입주 지연, 관리 소홀 등으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양질의 긴급거처가 적기에 제공될 수 있도록 상반기 내 수도권 공공임대 500호 이상을 추가 확보하고, 신속 입주와 수시 유지 보수 등 이용자 편의도 개선할 예정이다.

불가피하게 전셋집을 낙찰받은 임차인의 무주택 요건이 유지된다. 현재 전세사기 피해자가 거주 주택을 낙찰받는 경우 무주택 기간이 인정되지 않아 향후 청약 당첨가능성이 낮아지게 돼 피해자의 사정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5월부터는 피해 임차인이 공시가격 3억원 이하(지방 1억5000만원)이면서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낙찰받을 때는 임차인을 무주택자로 간주할 계획이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한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지원한다. 전세보증금 반환은 권리관계 확정, 소송, 경매 등 법적 절차가 복잡하고, 조치 필요사항에 대한 파악도 어려워 피해 임차인이 자력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청년?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의 법률 상담수요가 많으나 창구가 분산돼 접근성이 높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국토부?법무부 합동 '법률지원 TF'를 통해 보증금 반환 절차를 단축하고, 법률지원 서비스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우선 지난달 11일 임대인 사망 시 상속대위등기 없이 임차권 등기가 가능하도록 법원의 등기선례와 송무선례를 개선했고, 이달 내로는 임대인에게 등기명령 송달 이전에 임차권 등기를 할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대한변호사협회 등과 협력해 임차인이 전세피해 지원센터에 상담을 접수하면 전문 법조인 배정 후 법률상담 등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법률상담 창구를 확대한다. 나아가 전세피해 지원센터의 역할 강화를 위해 HUG 인력지원을 검토하고, 업무 지원 근거도 마련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사기는 청년과 신혼부부 같은 사회초년생이 대응하기 어려운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범죄"라며 "이번 대책을 통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노리는 악질 사기가 뿌리 뽑힐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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