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미분양 고가 매각 논란 '칸타빌 수유팰리스' 가보니

[머니S리포트-'미분양 지옥'] (2) '미친 분양가', 싸게 팔아도 남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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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슬금슬금 밀려오는 '미분양 10만설'이 시장과 업계를 공포로 밀어넣고 있다. 연초 윤석열 대통령이 주택건설업체의 연쇄 도산과 금융권으로 리스크 전이를 우려해, 정부가 공공매입에 나서도록 지시하며 업계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고가 매입해 예산 낭비를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며 급제동이 걸렸다. 국토부는 미분양 주택의 공공 매입가 기준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정부가 나서서 미분양 주택을 떠안아야 하는 위험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마저 내놓아 업계는 당혹감에 빠졌다.
분양 중인 '칸타빌 수유팰리스' 상가/사진=정영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원가 두 배 넘는 미분양 '10만설'… 건설업계 "정부가 사달라"
(2) [르포] 미분양 고가 매각 논란 '칸타빌 수유팰리스' 가보니
(3) [르포] 청약 '0.3대 1' 평촌 센텀퍼스트, 시세보다 1.6억 비싸

서울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약 9분 거리인 '강북종합시장'. 그 아래로 마트부터 과일가게, 떡집, 미용실 등이 줄지어 있고 다소 동떨어진 분위기의 건물이 보인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미분양 고가 매입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216가구 규모의 '칸타빌 수유팰리스'다.

지난해 7월 준공, 입주 6개월째를 맞는 이 아파트는 강북종합시장 재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코스닥 상장 건설업체 대원이 시공했다. 전체 가구 수의 75%인 162가구가 미분양 돼 고분양가가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LH는 취약계층을 위한 매입임대사업 차원에서 지난해 12월 해당 아파트 19~24㎡(이하 전용면적)를 총 79억5000만원(가구당 2억1000만~2억6000만원)에 매입했다.

지난 1월30일 찾은 해당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는 대부분 공실이었다. 분양 홍보관으로 사용하던 상가 유리창에 '아파트 분양 사무실'이란 문구의 배너가 걸려 있었다. 입주지원센터는 문을 닫은 지 오래돼 보였다. 매물 번호를 알리는 종이 한 장이 문에 붙어있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가장 최근 매매 실거래는 지난해 12월로 19㎡가 2억1550만원(3층)에 신고됐다. LH의 평균 매입 가격보다 낮다. 현재 매도 호가는 26㎡ 3억3000만원(3층), 59㎡ 6억8000만원(7층) 선이다.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경/사진=정영희 기자


59㎡ 9.2억 분양, 7차례 무순위청약에도 공실


강북종합시장 재개발 사업인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해 2월 첫 분양한 이래 현재까지도 미분양과 씨름을 벌이고 있다. 초기 분양에서 일반분양 145가구 모집에 933명이 신청해 6.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2021년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당첨자들이 잇따라 계약을 포기했다.

시행주체인 조합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지난해 6월 조합은 분양가를 최대 15% 할인했다. 입주자 관리비를 대납하겠다는 조건도 내걸었으나 투자 열기는 시들했다. 결국 7차례의 무순위 청약에도 공실이 여전해 악성 미분양 단지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했다.

청약 패인은 높은 분양가로 지목된다. 본청약이 시행된 지난해 2월 78㎡ 분양가는 타입에 따라 10억3840만~10억8840만원이었고 59㎡ 평균 분양가는 9억2000만원 선이었다. 당시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분양가 9억원 이상 고가 분양 단지인데다 비슷한 시기에 입주자를 모집하거나 매매된 인근 아파트 대비 훨씬 높은 분양가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해 1월 청약을 진행한 1000여가구 규모의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 분양가는 84㎡ 기준 9억2700만~10억3100만원이었다.

인하한 분양가조차 주변 시세보다 높았다. 지난해 7월 분양가는 59㎡ 기준 9억2000만원에서 7억4000만원으로 20% 가까이 내렸다. 11억원대였던 78㎡는 9억2000만원으로 재분양했다. 단지에서 1㎞가량 떨어진 1454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수유벽산1차' 84㎡의 지난해 4월 실거래가는 이보다 낮은 7억6500만원(6층)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게자는 "칸타빌 수유팰리스와 걸어서 5분 거리인 투룸 오피스텔 27㎡가 지난해 10월 2억8000만원에 팔렸고 현재 분양 중인 30㎡ 오피스텔 분양가가 2억2000만원대"라면서 "칸타빌 수유팰리스 초기 분양가가 비슷한 면적 대비 1억원 이상 높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곧바로 초기 분양을 한 것이 분양 실패 이유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실로 남은 '칸타빌 수유팰리스' 입주지원센터/사진=정영희 기자


고가 매입 논란에 LH "매입가 협상 권한 자체가 없다"


주택업계가 지속해서 정부에 미분양 매입을 요청하고 있지만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고가 매각 논란으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LH가 세금을 활용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의 아파트를 사들였다는 논란이 지속되자 결국 정부마저 문제 제기하고 나서서다. LH가 매입한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24㎡ 초기 분양가는 2억3000만~2억7000만원대였다. 초기 분양가 대비 4%가량 싸게 매입한 셈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월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돈이었으면 이 가격에 안산다"고 일침을 놨다. 그는 이어 "국민 혈세로 건설업체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LH는 미분양과 관계없는 매입임대사업의 일환이었고 국토부 고시에 따라 매입가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LH 관계자는 "공사가 매입한 19~24㎡ 매물은 당초부터 시행사의 분양가 할인 대상이 아니었다"며 "평균 분양가보다 낮은 금액에 매입했을 뿐 매입가를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LH에 따르면 매입임대사업의 매입가는 매도 신청자와 2개 감정평가기관이 감정한 금액의 평균으로 책정한다. 만약 최고 평가액이 최저 평가액의 110%를 넘어서면 정확성을 위해 재감정을 실시한다. 정부는 이 같은 기준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논평을 통해 "최초 분양가보다 15% 할인해도 수차례 미분양된 주택을 LH가 추가 할인 없이 매입한 것은 건설업체에 사업 실패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은 조치"라고 비판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LH 매입가가 현재 분양가보다 낮을 경우 원자재 가격 등을 고려할 때 이윤이 남을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지만 이 역시 지지받지 못하고 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공공매각을 통해 건설업체 이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분양 주택을 보유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고가 매각일수록 세금이 많이 투입될 뿐 아니라 해당 물량을 공공 목적으로 공급하는 만큼 애당초 저가에 매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분양 주택 매입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감정평가금액의 신뢰성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최근 전세사기 사건으로 감정평가에 대한 신뢰가 상실됐는데 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 보다 거래 현황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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