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다운 일 없나요"… 시니어 일자리 혁신하려면

[머니S리포트 - 일자리 창출 해법을 찾아라] ③ "정년연장은 시기상조… '고용 주체' 기업 지원에 주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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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고용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80만명 넘게 증가했던 취업자 수가 올해 10분의1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면서다. 양질의 고용을 위해선 경직된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국내 일자리 창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민간 부문의 활력을 제고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에 맞춘 시니어 일자리 혁신도 필요하며 공정한 채용 기회를 가로막는 일부 기업 노조의 폐습도 막아야 한다.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 건강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살펴봤다.
고령층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경기 수원 화성행궁에서 열린 2022년 노인 일자리 채용 한마당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어르신.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얼어붙은 일자리… 올해 고용시장 한파 몰아친다
②민간 일자리 창출 핵심은 '노동개혁'
③"일 다운 일 없나요"… 시니어 일자리 혁신하려면
④부모가 스펙… 청년 울리는 고용세습
⑤'건강한 일자리' 창출, 헛구호 그치지 않으려면


고령자의 경제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의 질은 떨어졌다. 임시·일용직이나 자영업 비중이 높아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하기 힘들고 기존에 맡던 업무와 다른 일을 하게 돼 개인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고용 주체인 기업들에 보조금 등의 혜택을 줘 고령자 일자리 창출을 돕고 안정적인 노동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층 취업 느는데… 불안정한 일자리 중심 확대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2년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보다 45만2000명 늘었다. 전체 증가분(81만6000명)의 절반 이상이다. 60세 이상 신규 취업자를 세부적으로 확인하면 ▲60~64세 17만9000명 ▲65~69세 12만1000명 ▲70세 이상 15만2000명 등으로 각 구간이 청년층(15~29세) 신규 취업자(11만9000명)보다 많았다. 20~50대 신규 취업자(35만7000명)와 비교했을 때는 1.3배에 달했다. 연령대별 신규 취업자는 ▲20대 11만2000명 ▲30대 4만6000명 ▲40대 3000명 ▲50대 19만6000명 등으로 집계됐다.

고령층은 청장년층보다 활발하게 노동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대부분이 불안정한 일자리에 취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최근 고령자 고용 동향의 3가지 특징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보면 55세 이상 취업자의 상용직 비중은 33.6%로 전체 취업자의 상용직 비중(54.6%)보다 낮았다. 임시·일용직 비중(28.2%)과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32.7%) 비중도 전체 취업자(임시·일용직 21.5%,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19.1%) 대비 높았다.

기존 직장에서 퇴직한 후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고령 재취업자로 볼 수 있는 근속 5년 미만 고령자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1만5726원으로 10년 이상 장기근속한 고령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총액(2만7441원)의 57.3% 수준이다. 퇴직 후 창업하는 경우에는 기존 직무에서 습득한 기술을 활용하기 어려운 부동산업, 도·소매업 등 생계형 창업 비중이 높았다. 수십 년 동안 일하며 쌓아왔던 노하우를 접어두고 생계유지를 위해 자신의 능력과 관계없는 일을 하는 것이다.

재계는 고령층이 나이가 들어도 일하려는 의지가 강한 점을 감안,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총 자료에 따르면 장래에도 계속 근로하고자 하는 고령자는 2013년 60.1%에서 2022년 68.5%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근로를 희망하는 나이도 71.5세에서 72.9세로 높아졌다. 임영태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더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자들이 계속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용 주체는 기업… 고령자 고용 보조금 등 필요"


사진은 지난해 10월 열린 일하는 노인에 대한 고용안전망 요구 기자회견. /사진=뉴스1
정부는 고령층의 숙련과 경험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7일 '제4차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 발표'를 심의·의결했다. 기업의 자율적인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유도하기 위해 계속고용장려금 대상을 지난해 3000명에서 올해 8300명으로 늘리고 직무·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한 기업을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중장년층의 재취업 지원을 돕고 직업훈련 기회를 확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노동계는 정부의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이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입장문을 통해 "고령자의 고용·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정년연장 논의가 시급한데 정부는 기업의 자발적 의사에 따른 계속고용만 유도하고 있다"며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계속고용 유도는 고령 노동자의 임금삭감 등을 가속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시장이 질 낮은 일자리로 채워지고 있는 현재 고령자를 값싼 노동력으로 인식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년연장이 2016년부터 57세에서 60세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 정년연장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정년을 연장하면 고령자 일자리가 보장되겠지만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어 저출산 문제가 심화하는 등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년연장은 인구구조와 세대 간 고용환경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다뤄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을 지원해 고령자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부 방침이 옳다고 봤다. 홍 교수는 "고령자가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고용을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고령자의 생산성이 떨어지더라도 기업이 고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일정 부분의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가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는 공공 근로 형태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욱
김동욱 ase846@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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