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일하는 복지는 끝"… 사무실로 복귀하는 IT

[머니S리포트-엔데믹과 함께 사라진 '재택근무'①]일상이 된 재택근무… MZ세대 불만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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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3년여간 이어진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의 종점이 보이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추세적으론 장기간의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사무실 출근제를 시행하려는 분위기다. 혁신적 근무제로 평가받던 '주4일제'도 운명의 기로에 섰다. 경영진들은 생산성 악화와 소통 문제를 이유로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반기고 있지만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이 최우선인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겐 부담과 함께 거부감이 크다. 일종의 복지로까지 여겨지던 재택근무와 주4일제 등을 둘러싸고 노사 간 갈등 양상마저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마다 엔데믹(풍토병화)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근무 방식 찾기에 나선 가운데 대안을 살펴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접어들자 기업들이 사무실 출근제를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집에서 일하는 복지는 끝"… 사무실로 복귀하는 IT
② 직장인들에겐 최고의 복지 '주4일제'… 고민하는 기업들
③ 출근 vs 재택… 근무시간·장소 선택권 주는 기업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접어들면서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누구보다 재택근무(원격근무)에 앞장섰던 회사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재택근무에 익숙한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 직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재택근무를 일종의 복지 개념으로 여겼던 직원들과 고용주 간 이견이 커지는 가운데 근무 방식을 결정하는 데 있어 상호 합의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IT업계… "소통 위해 필요한 선택"


재택근무 시대가 저물면서 이미 원격근무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으로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떠오른 재택근무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창의성과 기술적 역량이 요구되는 정보통신(IT) 업계는 다른 사업군보다 빠르게 재택근무를 시작했지만 정부가 코로나19와의 공존을 택하자 올해부터 사무실 출근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은 지난해 6월부터 임직원 전원이 회사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게임업계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신작 출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를 타개하고자 사무실 출근제를 꺼내든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맞춰 출근 방식을 결정하고 있다"며 "신작 출시하기 전 함께 모여 소통해야 할 필요성이 큰 만큼 재택근무만 고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1위 통신사업자 SK텔레콤도 대열에 합류했다. 조직별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되던 재택근무를 주 1회로 줄이고 '메인 오피스'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다만 기저질환자나 코로나19 확진자, 임산부들은 절차를 거쳐 기존과 동일하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종로와 을지로, 서대문, 경기 성남 분당·판교 등에 구축된 거점형 업무공간 '스피어'에서 일해도 메인 오피스 출근으로 인정된다. SK텔레콤은 "엔데믹 전환에 따른 일상으로의 복귀라는 사회적 변화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인공지능(AI) 컴퍼니로 도약에 필요한 역량의 결집과 응집력 강화를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원격근무의 대명사 카카오마저 재택근무보다 회사 출근에 방점을 찍었다. 오는 3월부터 사무실 출근을 우선으로 하는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조직장의 판단과 승인이 있을 땐 제한적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도 2월부터 사무실행을 택했다.

자유로운 근무 환경으로 부러움을 샀던 IT업계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긴밀한 소통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여러 돌발 변수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려는 이유도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보안 문제로 집에서 작업이 어려운 업무도 많다"며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과거보다 줄어 재택근무를 고수할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일상이 된 재택근무… 직원-회사 간 진통 예상


카카오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이 지난1월17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크루유니언
하지만 직원들이 지난 3년간 재택근무에 적응한 만큼 이를 되돌리는 데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기업들은 회사로 돌아오는 이들을 위해 작업 공간을 확충하고 구내식당을 증설하는 등 다양한 근로 환경 개선책을 내놨으나 불만은 여전하다. 노동자 입장에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재택근무를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지만 회사는 재택근무를 코로나19로 인해 시작한 임시방편으로 본다.

재택근무에 익숙한 MZ세대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사무실 출근은 이들에겐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IT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입사 이후 재택근무만 해오다 막상 사무실에 출근하려니 막막했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부터 출퇴근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 적응하는 데 애를 먹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몇 년간 이어진 재택근무로 인해 '집에서 일하는 것이 곧 복지'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된 점도 이 같은 갈등의 주된 배경이다. 특히 입사 시 재택근무를 기준으로 생활 방식을 결정한 직원들은 애로사항이 많다. 개발자 B씨는 "원격근무 방식인 회사에 지원해 따로 자취할 곳을 알아보지 않아서 좋았다"며 "하지만 이젠 출퇴근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고민"이라고 푸념했다.

IT업계 종사자는 "재택근무가 회사의 장점이라고 판단해 지원했는데 달라진 방침에 당황스럽다"며 "소통은 메신저보단 면대면이 편할 때가 있는 것 같지만 그 외엔 재택이 출근보다 생산성 면에서 떨어지진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사무실 출근을 부활시키는 것보다 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직원들의 의사를 충분하게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지난 1월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책임과약속 2023' 간담회를 열고 근무제 변경이 원칙 없이 이뤄져 근무환경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약 1년 동안 근무 체제를 4번 변경했다. 노조는 이번 근무제 변경 사례도 충분한 노사 협의를 거쳤다는 설명과 달리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최종안이 공유됐다고 밝혔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MZ세대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함에도 우리 문화에 획일적이고 권위적인 면이 배어있다 보니 이런 소통이 부족하다"며 "의사 수렴 절차가 부족하면 집단 불만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진원
양진원 newsmans12@mt.co.kr

안녕하세요 양진원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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