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도 "확장억제 강화" 강조…北 위협·핵무장론 동시 진화

블링컨, 北 강경 행보 예고에 "한국 방어 약속"…한미 연합공중훈련도 병
"현실적 최상의 선택은 확장억제 강화" 韓 내부의 핵무장론 선 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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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장관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2.3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장관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2.3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미 국방장관에 이어 외교장관들도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자체 핵무장론이 나오는 우리나라의 여론도 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회담을 갖고 한미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며 확장억제 실효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박 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박 장관은 "우리는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확장억제 실효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도 "금일 우리는 공동의 위협에 대한 동맹 방위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핵과 재래식 무기, 미사일 방어체계를 포함해 모든 범위의 자산을 이용해 한국 방어를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능력과 재래식 전력, 미사일 방어능력 등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한다는 개념을 말한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가진 뒤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의 내용도 확장억제 강화에 방점이 찍혔었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미국의 방위공약은 철통같다. 확장억제 공약은 확고하다"며 "여기엔 재래식 미사일 방어능력 등 모든 범주의 미 군사능력이 포함된다"라고 단호한 어조로 강조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확장억제 강화 방안으로 한미 연합연습·훈련 규모와 수준 확대 및 강화, 미군 전략자산인 F-22·35 스텔스 전투기 및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등의 한반도 전개 확대 등을 거론했다.

실제로 한미 양국 군은 지난 1일 미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등을 동원해 서해 상공에서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한 뒤 이틀 만인 3일에도 서해 상공에서 우리 측 F-35A와 미군 측 F-22·35B 등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한미 당국은 이처럼 미군 전략자산 운용을 통한 대북 경고 메시지가 북한의 군사행동을 사전에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 공동 기자회견 후 악수하고 있다. 2023.1.3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 공동 기자회견 후 악수하고 있다. 2023.1.3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국내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제기된 점 등을 감안할 때 한미 국방장관에 이어 외교장관도 거듭 확장억제 강화를 강조한 것은 핵무장론에 대해 사실상의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핵무장론 진화를 위해 미측이 성의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한미 외교장관 회담 뒤 특파원들과 만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현실적으로 최상의 선택은 미국과의 확장억제를 강화해서 확장억제가 실효성을 갖고 유사시에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협의를 강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외교부·국방부로부터의 연두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면서 '북핵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경우'란 전제 아래 "대한민국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라고 말해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우리 당국자들은 이후 "당장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취지는 결코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윤 대통령 해당 발언을 계기로 국내에서는 확장억제 실효성이 떨어질 경우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는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한미 외교·국방 고위 당국자 간 2+2 회담 등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외교장관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확장억제가 신뢰성과 효율성을 갖고 실제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보 교환이나 협의, 공동기획, 실행에 관한 노력에 대해 긴밀하게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데 공감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측의 확장억제 강화에 따라 북한이 무력도발로 강경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일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가 확장억제력 제공과 동맹 강화의 간판밑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에 대해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하여 결코 이를 외면하거나 유념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확대에 대해 "초강력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침 오는 8일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국절) 75주년 기념일,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에 이어 3월에는 한미연합 군사훈련 등이 예정돼 있어, 이를 계기로 한미의 확장억제를 '시험하려는' 북한의 군사행동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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