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민족의 명절인 5일(음력 1월15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불공을 드린다며 한강 산책로에서 불을 피운 시민들로 인해 소방과 경찰 인력이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4일) 오후 7시15분쯤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내 벽천마당 인근 산책로에 불이 붙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같은 신고를 받고 서울 광진소방서 소속 지휘차 및 구조대, 구급대 등이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이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70대 시민 3명이 불공을 드린다며 한강변 산책로를 이동하며 돌틈 사이에 다수의 향과 양초 등을 피운 상황으로 파악됐다.



◇목격 시민 "큰불로 번질까 놀라"…소방 "현장 안전조치 완료"

소방 관계자는 "화재 신고는 오인신고 처리 됐지만, 화재 위험이 있어 추가 인력 출동을 요청해 현장 안전조치를 하고 관계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한 뒤 오후 7시32분쯤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 역시 화재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강모씨는 "갑자기 한강 쪽으로 소방차 8대, 구급차 2대가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겁이 덜컥 났다"며 "정월대보름에 화재사고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큰 불이 난 것이 아닌지 무서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A씨(33·여)도 "한강 산책 중에 돌 사이에서 불이 붙은 모습을 보고 놀라서 봤더니 향이랑 나무를 모아서 불을 피워놨더라"며 "큰 불로 번지지 않을까 놀라서 불을 끄려고 하는 사이에 경찰이랑 소방관들이 출동했다"고 말했다.



◇'불'쓰는 행사 많은 정월대보름…"철저한 불씨 관리로 화재예방해야"

통상 정월대보름 풍습에는 불을 사용하는 행사나 놀이 문화가 많다. 들판이나 논·밭에 불을 놓는 '쥐불놀이'나 달이 떠오를 때 나뭇가지 등을 쌓아 무더기를 만들어 불을 지르는 '달집태우기', '풍등 날리기' 등이다.

그러나 이로 인한 화재도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의 정월대보름 기간 중 최근 3년간 화재통계에 따르면 2020년 48건의 화재 및 6명의 인명피해, 2021년 60건의 화재 및 3명의 인명피해, 2022년 42건의 화재 및 4명의 인명피해로 평균 50건의 화재와 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대부분 부주의로 이한 들불 및 산불 때문이었다.

특히 올해 정월대보름은 전국적으로 대기가 건조해 화재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원 영동과 전남권, 경상권은 건조특보까지 발효된 상태다.

기상청 측은 "정월대보름 행사나 산행, 캠핑 등 야외활동 시 화기 사용을 최대한 삼가고 불씨 관리를 철저히 하기 바란다"며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질 수 있으니 산불 등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