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 맞나요?"… 부서에 따라 '극과 극' 성과급에 불만 폭주

[머니S리포트-재계 덮친 성과급 후폭풍] ① 줘도 욕먹고 안 주면 더 욕먹는 '성과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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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재계의 성과급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일부 대기업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예상치 못한 후폭풍이 덮쳤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에선 부서별로 성과급이 극과 극으로 엇갈리며 노노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일부 대기업의 과도한 성과급이 중소기업과의 임금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급기야 정치권에선 일부 기업들의 성과급에 직접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갈등의 도화선이 된 성과급 이슈를 짚어봤다.
경영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픽=김온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같은 회사 맞나요?"… 부서에 따라 '극과 극' 성과급에 불만 터졌다
②"대감집 머슴 부럽네"… 성과급도 양극화, 중소기업 한숨
③물가 급등에 허리 휘는 서민들… 성과급으로 돈 잔치하는 기업들


연초마다 직장인들 사이의 화제는 단연 '성과급'이다. 같은 회사라도 사업 부문별로 성과급이 차등 지급돼 '어떤 사업부가 몇 %의 성과급을 받았는지' 화제가 된다. 성과급을 많이 받는 사업부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에선 사업부별 차별에 반발하며 노조가 설립되기도 했다. 기업들은 성과급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노노(勞勞)갈등으로 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람인 HR연구소가 기업 341곳을 대상으로 '2022년 귀속 성과급 지급 현황'을 설문한 결과 응답 기업의 58.4%가 성과급을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과급 지급 방식은 '개인·부서 실적에 따른 차등 지급'(41.7%)이 가장 많았다.


사업부별 성과급 '천차만별'… 너무 큰 차이에 내부 술렁



삼성전자 및 LG전자 성과급 내역. /그래픽=김은옥 기자
삼성전자 내에선 반도체(DS) 부문과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성과급이 갈렸다. DS부문의 직원들은 연봉의 50%를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받는다. DX부문 내에서도 ▲모바일경험(MX)사업부 37%(연봉 기준) ▲네트워크사업부 27%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24% ▲생활가전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 7% 등으로 차이가 났다.

LG전자도 사업부에 따라 편차가 컸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 소속 스마트사업부는 기본급의 55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생활가전을 맡은 H&A사업본부는 기본급의 250~300%를,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와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하는 BS사업본부는 100~130%를 각각 받았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사상 최대 실적으로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했음에도 논란을 빚었다. 특정 직군에 성과급을 몰아줬다는 이유에서다. 본사 소속 상품기획(MD) 직군은 연봉의 80~16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았으나 다른 사업부의 성과급 지급 규모는 연봉의 20~4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성과급으로 9000만원을 받았다는 인증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회사 내부에서도 부서와 직군에 따른 성과급 격차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CJ올리브영에 재직 중인 A씨(34)는 "회사의 경영실적이 향상된 것은 특정 부서가 잘해서 되는 게 아님에도 회사가 MD만을 특별 대우해 직원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따지면 관리부서는 성과급을 받을 일이 전혀 없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령받은 사업 부문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게 부당하다는 의견도 있다. 같은 신입사원이라도 소속에 따라 수령액이 수천만원까지 차이 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신입사원의 연봉은 약 5300만원이며 DS부문의 경우 OPI가 50%여서 총 연봉 수령액은 7950만원이 된다. 여기에 생산성 격려금을 추가로 받으면 수령액은 약 8500만원까지 늘어난다. 반면 같은 신입사원이라도 생활가전사업부 소속이라면 7%의 OPI를 받아 총 연봉은 5671만원을 받는다.

30년 이상 삼성전자에 재직 중인 B씨(57)는 "신입사원들도 선배들 이야기를 듣고 생활가전사업부 쪽에는 지원하지 않는다"며 "이미 해당 부문에 소속된 직원들도 지원해서 온 게 아님에도 임금 차이가 크게 나는 것에 불만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어 "개인의 노력에 따라 보상이 달라져야 하지만 입사 직후부터 수령액이 사업부별로 3000만원 가까이 차이 나는 상황에서 애사심이 생기겠냐"고 지적했다.


성과급 둘러싼 불협화음에 불만 속출… 노노갈등 우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경영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정함을 원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를 중심으로 성과급 책정기준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에서 근무하는 C씨(31)는 "매년 회사가 일방적으로 OPI를 통보하는데 책정방식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MZ세대 사이에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성과를 초과 달성할 때는 투자니, 불황을 대비하느니 하면서 성과급에 인색한데 막상 불황이 오면 가차 없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도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사업 부문별 보상 차이는 노사 갈등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삼성전자 DX부문은 별도 노조를 출범했다. DS부문과의 성과급 격차 등 부문별 차등 대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올해 성과급으로 가장 적은 OPI를 받은 생활가전사업부 직원들이 주축으로 참여했다.

DX노조는 DS부문 대비 낮은 OPI, 신입사원 초임 격차, 특별 보너스, 여가 포인트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DX부문의 목표치를 높게 책정해 타 부문보다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도 주장한다. 이송이 DX노조 위원장은 "OPI를 잘 받기 위해서 더 높은 성과를 내야 하는데 생활가전사업부는 현재 1조원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50%의 OPI를 받으려면 2조6000억원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평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삼성전자 노조와 연대해 DX부문의 처우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성과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회사는 직원들의 불만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사업 부문별 성과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 지급할 경우 직원들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다고 본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와 가전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하는 경우 성과 평가 과정에서 시장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특정 사업부가 목표 대비 초과 실적을 달성했으면 격려하는 게 당연하고 일괄적으로 보상하는 게 오히려 비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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