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개편' 숨 고르기… 재계 숙원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머니S리포트 - 근로시간 유연화의 그림자] ③ 지난해 尹 발언으로 필요성 부각… 최임위 핵심 쟁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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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도마에 올랐다. 주 52시간으로 제한된 된 현행 근로시간을 확대하려는 계획에 '장시간 노동으로의 회귀'라는 비판이 따라붙고 있어서다. 정부는 근로시간을 유연화하는 대신 근로자가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해 '일할 땐 확실히 일하고 쉴 땐 확실히 쉬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재 부여된 연차조차 눈치를 보고 써야 하는 현실을 간과한 것이란 지적이다. 정부가 끌어 안으려던 MZ세대마저 근로시간 유연화를 반대하고 나서자 윤석열 대통령은 재검토를 지시했다.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어디로 갈 것인가.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를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최저임금 차등적용 추진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지난해 4월 최저임금 인상 투쟁을 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MZ세대 반발에 화들짝… '주 69시간' 백지화
②'유럽식 한 달 장기휴가' 청사진, 왜 안 통했나
③'근로시간 개편' 숨 고르기… 재계 숙원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재계가 염원하던 '주 52시간 근무제'(주 52시간제) 유연화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최저임금 차등적용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도입 필요성을 언급해 주목받았다. 당시 노동계 반발로 도입이 무산됐지만 올해 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진 상황인 점을 감안, 제도 도입이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다.


제동 걸린 노동개혁 드라이브…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목'


정부가 추진했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은 현행 근로시간 관리 범위를 일주일(최대 52시간·기본 40시간+연장근로 최대 12시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넓히는 것이 골자다. 일이 몰릴 때 근무시간을 늘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도다. 개편 방안에 따르면 시기에 따라 일주일에 최대 69시간(기본 40시간+연장 29시간) 일할 수 있다. 해당 내용이 공개된 후 근무시간이 과도하다는 반발이 나왔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제도 보완을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주 52시간제 개편에 제동이 걸리는 등 노동개혁 속도가 늦춰지자 최저임금 차등적용 추진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지역이나 업종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설정하는 제도로 주 52시간제 개편과 함께 재계 숙원으로 꼽힌다. 해당 제도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지불 능력이 없는 자영업자·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똑같은 수준으로 임금을 지급하면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주목받았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사용자위원들은 "노동계가 원천 반대하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근로자위원들은 "업종별 차등적용과 같은 불필요한 논쟁을 걷어내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측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사용자위원, 근로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씩 27명이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투표한 결과 찬성 11명, 반대 16명으로 부결됐다.

2023년도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차등적용이 불발됐으나 제도 도입 가능성은 열린 상태다. 최임위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차등적용 효과를 따져보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기초연구 시행을 권고한 것. 고용부는 권고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요청일인 3월31일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기초연구를 거의 마무리하고 자료 정리를 하는 단계"라며 "해당 자료를 토대로 최임위가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종마다 임금 지불 능력 다른데… 현행 최저임금 일률적용은 불합리"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 /사진=뉴스1
올해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논의될 경우 업종별 구분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지역별 차등적용은 법적 근거가 마련돼있지 않아 국회에서 법 개정을 해야 하지만 업종별 차등적용에 관한 내용은 최저임금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법 제4조는 "사업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사업의 종류별 구분은 최임위 심의를 거쳐 고용부 장관이 정한다"고도 쓰여있다. 국회 논의 없이도 업종별 차등적용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계는 영세기업 등을 위해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해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적용 쟁점 검토' 보고서를 통해 업종별로 임금 지불 능력에 차이가 있어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총에 따르면 2021년 숙박·음식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 비율)은 40.2%에 달하지만 정보통신업은 1.9%에 불과하다. 업종별 임금을 시장균형 수준으로 회복시켜 근로자와 기업의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경총 관계자는 "업종마다 생산성이나 지불 능력에 차이가 있는데 일률적인 잣대로 최저임금을 설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최저임금이 낮은 수준일 땐 문제 되지 않았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영세업체들이 속출했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업종이나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벨기에 등이 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급변하는 기업·노동 환경이나 글로벌 기준 및 추세를 고려했을 때 최저임금을 단일 기준으로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일반 국민과 외국인, 지역 및 산업 등 노동 환경 수요·공급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 유연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소상공인 등 영세업체에서 고용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며 "지속적인 근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도입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동욱
김동욱 ase846@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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