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에 대처하는 외국의 자세

IT강국의 민낯 '악플 공화국' / 우리와 같고도 다른 해외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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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악플'(악성댓글)이라는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어린 학생들을 포함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로 전국민이 비탄에 빠진 상황에서도 이 악성코드는 끈질기게 생명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판사의 망치에 두드려 맞고 '위헌'을 선고 받은 '인터넷 실명제'까지 해결책으로 다시 거론된다. 하지만 '악플'로 멍든 한국사회를 치료할 '백신'으로 사용하기엔 부작용이 너무나 크다. <머니위크>는 세월호 참사로 다시금 불편한 존재감을 드러낸 악플의 영향력과 문제점, 그리고 그에 대항할 '진짜 백신'을 여러 각도에서 모색했다.

연예인 자살의 원인으로 종종 지목되기도 하는 악성댓글(악플) 문화는 잘못된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비탄에 빠진 ‘세월호 참사’마저도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와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 댓글이 등장해 논란이 될 정도로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인터넷으로 세계가 연결된 시대다. 우리나라에 인터넷 상에서 키보드로만 떠드는 ‘키보드 워리어’가 있는 것처럼 해외에도 ‘인터넷 터프가이’(Internet Tough Guy)가 있다. 그렇다면 국내처럼 해외에도 악플러가 있을까.
 
◆ 해외, 댓글 문화 활발하지 않아

지난 2009년 국내에도 출판된 브리기테 블로벨의 <못된 장난>을 보면 아이들 사이에서 인터넷 등을 이용한 사이버 따돌림이 등장한다. 서적으로 출간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사이버 세상에서의 폭력은 존재한다. 다만 우리와는 그 모습과 성격이 약간 다르다.

해외에서는 언론사의 기사 등에 대한 ‘댓글 문화’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구글이나 야후 등 해외 포털사이트는 우리의 네이버, 다음 등과는 달리 언론사가 제공하는 기사에 대해 함부로 댓글을 달 수 없는 구조다. 대부분 클릭 시 언론사의 홈페이지로 바로 넘어가는 ‘아웃링크’를 채택하고 있어서다.

그러다보니 댓글을 허용하지 않는 언론사의 경우 아예 댓글을 달 수 없다. 혹은 댓글을 언론사가 검열한 후 게시하는 곳도 있다. 해외에도 우리만큼 활발하지는 않지만 악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에 대한 정보와 평이 올라오는 ‘로튼토마토닷컴’은 지난 2012년 7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라이즈>로 인해 댓글 섹션을 잠정폐쇄하기도 했다. 기대작이었던 영화에 대해 몇몇의 평론가들이 혹평을 가하자 극성 팬들이 ‘악플’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들은 평론가의 글에 “화형이나 당하라”, “죽음을 허락하겠다” 등의 협박성 댓글을 달았다.

미국의 유력 온라인 뉴스매체인 허핑턴포스트는 지난해 9월부터 익명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악플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다.

◆ 해외에도 악플러는 많다

해외의 경우 우리와는 달리 해당사이트에서 악플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이러다보니 게시판에서의 악플보다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하거나 특정사이트에 모인 사람들끼리 사이버 언어폭력을 가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2ch, 후타바 채널, 미국의 4chan 등이 그런 곳이다.

미국의 코미디언인 지미 키멜이 미국 ABC 방송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에는 스타를 초대해 그들이 받은 ‘악성 트윗’을 읽게 하는 코너가 있다. 웃어 넘기도록 만든 코너지만 뒤집어보면 그런 코너를 진행할 정도로 유명인사에 대한 악성 트윗이 많다는 얘기다.

단순히 댓글이나 SNS를 통해 특정인을 비방하는 수준이 아니라 헛소문을 퍼트리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08년,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에 대해 심장병 루머가 퍼진 적이 있다. 이 사건을 일으킨 이는 당시 18세의 청소년이었다.

그는 당시 CNN이 운영하는 시민 저널리즘사이트 ‘아이리포트’(iReport)에 “스티브 잡스가 심각한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겪어 응급요원이 투입됐다”는 루머를 퍼트렸다. 이 소문의 영향으로 당시 애플 주가가 5%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의 4chan의 경우 익명게시판인 ‘/b/’에서 다양한 사건사고가 벌어진다. 인종차별적인 발언은 기본이고 서양권 최대의 금기로 여겨지는 아동포르노가 올라오는 경우까지 있었다.

단순한 사이버 언어폭력에서 벗어나 테러나 범행 예고를 하기도 한다. 지난해에 버지니아 몰에서 총기사건이 일어나 여성 두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후 범인이 ‘/b/’ 게시판에 범행을 예고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 악플에 시달리는 글로벌 스타들

국내에서 다양한 연예인들이 악플에 시달리듯 해외스타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언제나 파파라치와 안티팬, 악플에 시달린다.

○… ‘막장녀’로 추락했다 재기한 브리트니 스피어스
악플과 안티팬에 시달린 글로벌 유명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연인이었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헤어지면서 혼전순결 서약을 깬 것이 알려진 데다 2004년 케빈 페더라인과 만나 결혼한 후 2006년 9월 둘째를 낳자마자 2개월만에 이혼했다. 이후 할리우드의 막장녀가 됐던 브리트니에게 쏟아진 악플과 괴롭힘은 국내와는 차원이 달랐다. 당시 브리트니가 언제 죽을지 알아맞추면 PS3 게임기를 준다는 사이트가 나왔을 정도다.

○… 악플에도 꿈쩍 않는 패리스 힐튼
무한도전에도 출연한 미국의 유명 상속녀 패리스 힐튼은 파티걸로 유명하지만 그에 대한 안티팬들도 상당하다. 미국의 인기 사이트에 올라오는 그녀에 대한 댓글은 비아냥거리는 수준을 넘어선 비방이다. “지구를 떠나라” 정도는 애교다. “쓰다버린 콘돔 같다”는 등의 악플도 있다. 의연히 버티는 것처럼 보이지만 패리스 힐튼은 지난 2006년 한 가십전문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 가끔 이런 글들이 나를 울게 만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 저스틴 비버 ‘우주에서 살아라’
악플에 시달리기로 유명한 가수 중 한명이 바로 저스틴 비버다. 전세계에 수천만명의 안티팬을 거느린 것으로 유명한 비버를 향한 악플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에디슨이 축음기에 최초로 녹음한 노래인 'Mary had a little lamb'이 올라간 동영상의 베스트 댓글이 “저스틴 비버보다 낫다”일 정도다.
지난해에는 버진 애틀랜틱 측에 우주 관광을 신청한 유명인사들 중 저스틴 비버가 포함됐는데 한 사이트에서는 그에 대해 “거기서 살아라”라는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같은해 12월 트위터로 은퇴하겠다고 밝히자 돌아온 반응은 “쇼하네. 저러다 다시 기어 나올 거 뻔하다”, “어차피 돈 떨어지면 다시 나올 거면서” 등 냉소적이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유병철 ybsteel@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위크> 증권팀 유병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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