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의 아이콘 ‘중고차시장’, 허위매물에 성능 조작도…

[머니S리포트] 허위매물에 성능조작… 못 믿을 중고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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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업계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대기업 진출을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중고차업계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대기업 진출을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중고차업계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대기업 진출을 반대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허위매물에 성능 조작을 넘어 협박과 폭행 등 병폐가 난무한 탓에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은 이들의 모습이다. 그동안 정부의 보호 아래 시장을 장악했지만 이젠 그 정부조차도 외면하려는 분위기다. 소비자의 응원을 등에 업은 대기업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 ‘깜깜이 장사’를 이어오며 남긴 상처가 곪아 터진 중고차업계는 어찌 될까.



믿고 거르는 중고차, 소비자는 보호받고 싶다
"대가 더 치러도 안심할 수 있는 차"


#1 A씨는 중고차 구입 후 정비업체에서 점검해본 결과 엔진과 변속기가 매매업자로부터 발급받은 성능점검기록부의 점검내용과 차이가 있어 수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2 B씨는 수입 중고차를 산 당일 운행 중 엔진오일 경고등이 켜져 점검받은 결과 피스톤 및 실린더 헤드를 교체해야 한다는 진단에 따라 사업자에게 연락했다. 그러나 매매업자와 성능점검업자가 서로 책임을 전가했다.

#3 C씨는 중고차를 구입하면서 매매업자로부터 주행거리가 5만7000㎞로 적힌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교부받았다. 그러나 자동차등록증을 살펴보던 중 주행거리가 21만8000㎞인 것을 확인해 계약해제를 요구했다.

한국소비자원에 그동안 접수된 수많은 불만 사례 중 일부지만 많은 이가 공감하고 우려하는 가장 흔한 내용이기도 하다. 중고차는 말 그대로 누군가 쓰던 제품인 만큼 그 이력과 상태를 제대로 알 수 없는 데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깜깜이 시장이 생계형 업종 맞나

2013년 중고차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완성차업체 등 국내 대기업은 시장에 새로 진출하거나 사업을 확장할 길이 없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결정이 화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대기업 진출을 바라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대기업에 반감을 갖는 이들이 많음에도 중고차시장만큼은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2019년 11월6일 동반성장위원회는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중고차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했다. 중기부가 적합 여부를 심의하고 있으나 6개월 기한은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

중고차 시장은 연간 거래대수를 비롯해 정확한 업계 종사자 수 등 시장 규모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전국의 중고차 관련 전산망도 하나로 통합되지 않았고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자료에는 파는 것과 사는 것 모두가 거래실적에 포함된다.

중고차 시장이 과연 생계형 업종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자동차판매업으로 등록된 업체 수는 2013년 5288개에서 2018년 6361개로 20.3% 늘어난 데 비해 매출은 같은 기간 5조2063억원에서 12조4216억원으로 138.6%나 급증했다. 중고차업계에선 연관 종사자를 약 30만명으로 추정하지만 정작 통계청에 등록된 해당 업체 종사자 수는 약 3만여명에 불과하다. 자동차 판매업과 함께 함께 생계형 업종으로 검토된 건 꽃집과 자판기업종이다.


중고차 시장은 그동안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불신의 아이콘이 됐다. 나름대로 자정 노력을 하는 곳도 있지만 여러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평이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중고차 시장은 그동안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불신의 아이콘이 됐다. 나름대로 자정 노력을 하는 곳도 있지만 여러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평이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믿고 거르게 되는 중고차시장

중고차 시장은 그동안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불신의 아이콘이 됐다. 나름대로 자정 노력을 하는 곳도 있지만 여러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평이다. 곪을 대로 곪았다는 것.

지난해 중고차 거래대수는 387만대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신차가 192만대 등록된 것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중고차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016년 300건 ▲2017년 244건 ▲2018년 172건 ▲2019년 149건 ▲2020년 110건 등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성능·상태 점검 관련 피해 비중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유형을 살펴보면 ‘성능·상태 점검내용과 실제 차 상태가 다른 경우’가 632건(79.7%)으로 가장 많았고 ▲제세공과금 미정산 34건(4.3%) ▲계약금 환급 지연·거절 17건(2.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능·상태 점검내용과 실제 차 상태가 다른 경우’의 세부 내용으로는 ‘성능·상태 불량’이 가장 많았고(572건, 72.1%) ▲주행거리 상이(25건, 3.2%) ▲침수차 미고지(24건, 3.0%) 등이 뒤이었다. 게다가 피해구제 신청 사건의 52.4%만 사업자와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지향성 ‘빨간불’ 중고차시장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지향성 측면에서 개선의 상대적 시급성에 따라 시장을 분류하는 ‘소비자지향성 신호등’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중고차 시장은 유일하게 점수가 하락했다.

지난해 중고차 시장은 2017년 대비 점수가 소폭 하락(0.6점↓)한 77.7점으로 ▲신뢰성(2.3점↓) ▲비교용이성(1.6점↓)이 크게 하락해 해당 문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중고차시장은 신뢰도가 낮고 비교도 어려워 꺼리게 된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부에서도 곪은 부분은 과감히 도려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고차업계 한 관계자는 “중고차업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일부의 문제가 전체의 문제로 여겨지는 상황은 안타깝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자동차업계에선 중고차 시장이 성숙하려면 일정 부분 진통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수질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양인수 마이마부 대표는 “중고차 시장은 여전히 감춰진 부분이 많은데 이를 투명하게 만들어야 소비자 피해가 줄어들 수 있다”며 “완성차업체의 진출은 시장에 새로운 긴장을 낳고 기존 시장과 경쟁하며 결과적으로 시장이 성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사려는 게 소비자의 일반적 모습이지만 중고차는 인증 중고차는 물론 차 검수 등에 돈을 더 쓰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 진출을 무조건 막을 게 아니라 서로의 강점과 특성을 살릴 생각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무조건 ‘NO’… 떼쓰는 중고차업계
“상생은 없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만이 살길"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중고차 전시장 모습. /사진=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중고차 전시장 모습. /사진=뉴스1 이광호 기자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중고차업계가 대기업의 시장 진출에 격렬하게 반발하면서다. 중고차업계는 “대기업이 이 시장에 진출할 경우 독과점이 발생해 생계가 위협받는다”며 “자동차매매업계의 존폐가 걸린 문제”라고 주장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190만5972대의 자동차가 판매된 가운데 현대차(78만7854대)와 기아(55만2400대)를 합친 시장 점유율은 70.3%다. 제조·판매·정비 등 신차 관련 모든 분야에서 한 기업의 지배력이 큰 만큼 중고차 시장도 똑같이 바뀔 것이란 게 중고차업계의 추측이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사활, 단체 행동 나서나

중고차업계 양대산맥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한국연합회)와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전국연합회)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사활을 걸었다. 1인 시위를 비롯해 릴레이 시위와 청원 등 다각도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 진출이 불가능했지만 2019년 3월 기한이 만료됐다. 중고차업계가 ‘생계형 적합업종’ 재지정을 신청했으나 2019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부적합’하다고 결론지었다. 이제 중소벤처기업부의 결론만 남았지만 6개월이라는 기한을 넘겨 여전히 공회전인 상태다.

중기부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부적합 의견서와 함께 완성차업계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며 “중기부 입장으로선 소상공인을 보호해야 하는 만큼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의 상생안 마련이 우선인 상황”이라고 피력했다.

중기부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시간을 번 중고차업계가 문제 삼는 것은 동반성장위원회의 부적합 의견서의 근거다.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은 “산업경쟁력 측면에서 중고차 시장 규모가 이미 적합업종 규모를 뛰어넘었다”고 언급했다.

중고차업계는 이를 두고 매출을 분석해 생계형 적합업종을 판단한 것은 오류라고 해석했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업종에 종사하면서 신차 딜러와 마찬가지로 일부는 돈을 잘 벌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상위 1%에 불과할 뿐 나머지는 영세업자”라고 피력했다.

중고차업계는 부적합 의견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계형 적합업종을 지정하는 심의위원회에서 의견서가 중대한 역할을 하는 만큼 대기업 진출을 막기 위해선 사실상 마지막 방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 지역 연합회가 날마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어 앞으로 단체행동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기부는 마지막 심의 기구인 심의위원회가 법적인 독립 기구인 데다 민간으로 구성된 만큼 의견서 공개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자료가 먼저 공개될 경우 여론이 형성돼 심의위원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이유로 동반성장위원회의 의견서는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그래픽=김민준 기자

◆“상생 없다” 협약 거부하는 중고차업계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의 주재로 대기업과 중고차업계의 상생안을 마련하기 위해 ‘상생협약기구’를 발족하려 했지만 중고차업계가 돌연 참석을 거부했다.

중고차업계가 대기업 시장 진출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상생협약기구에 참석할 경우 사실상 대기업 진출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중고차업계는 대기업과 상생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양측은 중고차 매물 안건에서부터 의견이 엇갈렸다.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현대차는 6년·12만㎞ 이하의 매물만 취급하겠다고 했지만 중고차업계에서는 완성차 기업이 상생을 고려한다면 6년·12만㎞ 이상 매물을 취급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벤츠·BMW·렉서스·볼보 등 수입차 회사는 국내에서 성능점검과 수리를 거쳐 무상보증기간을 연장한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판매자에게는 중고차 매입 시세와 과정을 보장하고 인수자에게는 최상의 품질과 무상보증기간 혜택 등 서비스의 신뢰를 높인다는 취지다. 현대차가 6년·12만㎞ 이하 매물만 취급하겠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해당 매물이 중고차 시장에서 비중이 크게 높지 않다는 분석에 중고차업계와 상생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고차업계와 협의를 하는 이상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중고차업계는 현대차가 제시한 매물 기준을 두고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위 ‘알짜매물’을 독식하겠다는 취지로 소상공인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중고차업계는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 자체가 상생 조건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70%다. 사실상 독점 생태계에서 중고차마저 이와 비슷한 점유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은 오래된 차만 팔고 대기업에서 알짜매물을 가져가는 게 상생의 방법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오히려 반대로 오래된 매물을 대기업에서 인증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를 비롯한 중고차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대기업은 이들의 주장이 지나치게 확대됐다고 본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대차가 모든 물량을 다 가져간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류”라며 “타던 현대차를 팔고 새로운 현대차를 사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인 만큼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려는 이들에겐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대기업 진출 막을 명분이 없다
현대차, 중고차시장 진출 속도 내나


서울시내 한 현대자동차 판매대리점 모습.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시내 한 현대자동차 판매대리점 모습.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중고차업계와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정부는 사실상 대기업 진출을 대비하는 분위기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2월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완성차 기업이 시장에 진출하고 상생을 위해 협력한다면 중고차 사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생)조건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소벤처기업부도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 사이에서 상생 방안 마련을 위해 중재를 서는 상황이다. 이에 비춰볼 때 정부도 현대차의 중고차 진출을 허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기업, 올해 중고차시장 진출할까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고차매매업이 이제는 소비자 중심으로 가야 할 때”라며 “그동안 대기업 진출을 막으면서까지 보호해왔지만 소비자 피해만 늘었다. 대기업 진출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진단했다. 김필수 교수는 그동안 중고차업계의 입장을 대변해 현대차와 정부에 상생안을 제안하는 중재자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그는 이제는 오히려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해 소비자 권리가 회복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고차매매업이 6년 동안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되면서 대기업 진출을 막고 자생의 노력을 기대했지만 소비자 권리가 여전히 침해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난 17일 정부와 여당 관계자 및 현대차가 참석한 가운데 중고차업계와 상생협약기구를 만들고 본격적인 대화에 나서려고 했으나 중고차업계가 불참하며 찬물을 끼얹었다”며 “이는 중고차업계 의견을 반영하려던 정부를 무시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미 현대차는 중고차 사업계획안을 전부 마련한 상태고 내부에서도 중고차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에 시간을 끌었던 만큼 중기부 상생위원회에 상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챙기는 정부

정부도 소비자 보호에 목적을 두고 해당 사안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현대차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여론이 환영하고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이 이른바 골목상권을 침해할 경우 여론에 뭇매를 맞는 것과 다른 형국이다.

이는 그동안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어서다.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중고차 사업은 완성차기업이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중고차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70~80%가 품질과 가격산정 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자동차에 대해 잘 아는 제작사가 이 시장에 진출해 품질 제고와 투명한 거래를 목표하겠다는 논리다.

실제로 국민 4명 중 3명은 중고차 시장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중고차시장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76.4%가 국내 중고차시장이 불투명하며 혼탁 낙후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 앞에서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회원이 대기업 중고차시장 진출 결사 반대 시위를 하고있다. /사진제공=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지난해 9월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 앞에서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회원이 대기업 중고차시장 진출 결사 반대 시위를 하고있다. /사진제공=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내 차 가치가 평가절하됐다

소비자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기는 이유는 또 있다. 완성차 기업의 진출이 오히려 소비자에 이롭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감가율이다. 특히 감가율 방어는 소비자 재산 보호에 가장 큰 장점인 만큼 무시할 수 없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시장 참여는 중고차의 적정가치 형성 및 중고차시장의 투명성 향상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KAMA에 따르면 현대차의 2017년형 제네시스 G80는 2020년 30.7% 감가율을 보인 반면 벤츠의 E클래스는 25.5%, 벤츠GLC는 20.6%로 현대차와 비교해 5~10%포인트까지 감가율을 방어하고 있었다. 이런 높은 감가 방어율은 제조사가 직접 중고차 거래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고차 인증을 통한 품질과 성능 보장 서비스 제공 등으로 잔존가치가 향상되는 까닭이다.

실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참여가 자유로운 미국의 경우 2017년식 아반떼와 폭스바겐 제타의 감가율을 비교해보면 각각 34.8%로 똑같다. 2017년형 쏘나타의 평균 감가율은 43.3%로 폭스바겐 파사트의 43.9%와 유사했다. 중고차시장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업체의 제품이 잔존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국내 완성차 기업과의 역차별일 뿐 아니라 소비자의 재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외에도 해마다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는 중고차매매업에 대기업 진출을 막는 것이 오히려 성장을 방해하는 행위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거래된 중고차 수는 역대 최대인 387만여대로 전년과 비교해 7.2% 증가했다. 이는 국내 신차 시장보다 2배 이상 규모가 큰 수준이다.

정만기 KAMA 회장은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은 철저한 품질 관리와 합리적인 가격 산출 등 객관적인 인증절차를 거친 중고차 제품 공급을 보장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중고차를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박찬규 , 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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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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